(재고 일수, 서버용 D램, HBM, ASP)_"메모리반도체 춘래불사춘…"1분기 예상보다 더 나빠""

2023.03.08. 오후 3:08 || 민혜정 기자

메모리반도체 춘래불사춘…"1분기 예상보다 더 나빠"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며 반도체 업계가 예상보다 더 나쁜 '반도체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전망대로라면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적자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3천억원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3%나 감소한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반도체(DS) 부문이 2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면서 삼성전자가 저조한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 2조원 수준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2조8천500억원)과 유사한 수치다.

이처럼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고전하는 건 쌓이는 재고 탓이다. PC, 휴대폰 등 완제품 수요가 줄어들다보니 이들 업체들이 반도체를 구매할 여력이 없고, 반도체 업체들도 생산한 제품을 쌓아놓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의 재고 일수가 20주까지 증가했다고 본다. 통상 수준인 5~6주보다 약 4배나 많다.

실제로 메모리 1위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자산은 2021년 말 16조4천551억원에서 지난해 말 29조576억원으로 76.6%나 급증했다.

SK하이닉스의 DDR5 6천400Mbps 속도의 32GB UDIMM(위), SODIMM(아래) [사진=SK하이닉스], https://imgnews.pstatic.net/image/031/2023/03/08/0000732948_001_20230308150801099.jpg?type=w647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재고 수준은 바닥을 찍을 것 같다"며 "상반기 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1분기 낸드플래시 제품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조기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이정도론 역부족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챗GPT가 고성능 AI 반도체 A100, H100에 패키징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에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전히 많은 서버용 D램 재고 해소에는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데이터센터 건설이 활발해지면서 서버용 DDR5 D램 수요가 증가하는 하반기가 돼야 메모리 시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노근창 연구원은 "3분기부터 서버용 DDR5 수요가 증가하면서 높은 가격 프리미엄에 힘입어 서버용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이 멈출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많은 DDR4 재고로 인해 3분기에도 서버용 DDR4 가격은 분기 기준 2% 하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